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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투병 & 회복기

서울대학교병원 : 중환자실

by 스몬 2022. 5.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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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3.17. ~ 18.

 

17일 늦은 시간.

 

정신을 차렸을 땐 중환자실이었다.

팔에는 링거 줄이 주렁주렁 달려있고,

옆에는 뭔가 센서들이 반짝거리고 있고,

다른 침대들도 거의 다 차있다.

간호사 의사 선생님들이 계속 분주하게 돌아다닌다.

 

머리를 들지 말고 누워있으라 한다.

목부분으로 수술해서도 그렇고 목을 고정해놔서 그런가 목이 엄청 아프다.

한동안은 아무것도 할 수 없이 그냥 누워만 있는다.

 

빨대가 달린 물통에 물을 담아준다. 

어렸을 때도 안 쓰던 건데 필수품이다.

 

일어날 수도 없고 화장실에 갈 수도 없다.

처음엔 소변줄이 달려있었는데 도저히 불편해서 빼달라 했다.

누워서 소변통에 볼일을 봐야 한다.

 

움직일 수도 없고 화장실도 없으니 대변도 그냥 자리에서 봐야 한다고 했다.

솔직히 대변이 마려우면 어쩔까 걱정했다.

입원하기 며칠 전부터 아무것도 못 먹은 게 다행인가 싶었다.

 

물통이고 소변통이고 물티슈 같은것 다 중환자실에서 주는 건줄 알았다.

소변통 말고는 중환자실 들어오기 전에 보호자가 다 사서 넣어주는 거더라.

 

진통제를 달고 있어서 그런가 생각보다 머리 쪽은 아프진 않았다.

수술한 부위인 뒷목 쪽이 뻣뻣하게 굳어있고 아팠다.

 

결과 확인용 MRI 찍고 돌아왔다.

솔직히 이건 기억도 안 난다.

 

베개가 있긴 한데 너무 높기도 하고 내 수술부위가 뒷목 뒷머리라 그런가 세상 불편하다.

이건 도저히 안 되겠다 싶어 이불 커버 달라 부탁해서 접어 베고 있었다.

 

밤이 어찌 간 건지 모르겠다.

어찌어찌 아침이 오고 아침밥을 준다고 한다.

환자식이 나올 줄 알았는데 밥 대신 죽 나온거 말곤 그냥 달고 짭짤하고 매콤한 반찬들이다.

소화기 쪽은 아무 이상없는 환자라 그냥 식사 주는 것 같다.

화장실 가고 싶어질까 봐 양껏 먹진 못했다.

 

오지 않을 것 같던 아침이 오고, 슬슬 병실 올라가는 얘기가 들린다.

처음엔 6인실 자리로 올라갈 거라고 안내받았다.

'짝꿍 또 꽤나 불편하겠구나.ㅜㅜ.' 

왜인지 이 생각부터 들었다.

담당하는 선생님들한테 혹시 2인실 나면 바꿔달라 부탁했다.

 

내 바람이 통했는지 막판에 2인실로 변경이 됐다.

그리고도 꽤 오랜 기다림이 지나고 오후 4시쯤, 드디어 병실로 이동한다.

 

중환자실 탈출.

 

 


 

 

중환자실에서, 중환자실에 가기까지 고마운 분들 이름 기억하려고 몇 번을 되뇌었는데,

간호사 선생님이랑 다른 의사 분들은 기억나는데,

막상 가장 감사했던 선생님 이름이 기억이 나질 않는다.

나중에 직원 명부도 찾아보고 병실에서 선생님들한테도 물어봤는데 확실치 않다.

이 부분이 너무 아쉽다.

 

 


 

 

병실 도착.

짝꿍 얼굴을 정말 오랜만에 보는 것 같은 기분이다.

병실에 둘이 남았을 때 왜인지 울컥해서 잠깐 같이 울었다.

 

수술 잘 끝났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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