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03.20.
푹 자진 못했다.
그래도 좀 자긴 한 것 같다.
목이랑 머리 컨디션은 조금씩 조금씩 제자리를 찾아가는 느낌이다.
움직이는 범위도 조금씩 넓어지는 것 같다.
그리고 이건 정말 느낌이지만 붓기도 조금은 가라앉은 것 같은?
병원 와서부터 지금까지 있던 일들을 얘기했다.
솔직히 병실 입원하고 수술 전까지의 기억은 완벽하지가 않다.
고통 때문인지 수술에 대한 두려움 때문인지,
중간중간 기억도 사진 찍힌걸 보는 듯 장면장면밖에 없다.
짝꿍이 진짜..
검사받으러 갈 때, 머리 깎으러 갈 때 등등등..
성질 더러운 남편 케어하느라 고생 엄청 했더랬다.
고맙고 미안하다.
문득 제대로 씻지도 못했을 짝꿍이 마음에 걸렸다.
수술 전 머리 깎았던 병원 지하 미용실이 생각나 샴푸 받고 오라 했다.
괜찮다고 하는거 억지로 보냈다.
이런 거라도 해줄 수 있어(?) 다행이다.
점심 먹고 복도에서 걷기운동 하면서 양가 어른들께 안부전화.
많이 놀라기도 놀라셨고, 걱정도 엄청 하셨고..
염려 덕에 수술 잘 마쳤어요.
문득 드는 생각.
결혼한지 얼마 되지도 않아
제일 당황하고 긴장하고 걱정했을게 짝꿍인데,
누구 하나 도와주러 오지도 못하는 상황에,
양쪽 집, 회사 사람들, 친구들 대응 다 해주며,
자기 마음 추스를 여유도, 당황하고 걱정되고 슬픈 마음 토닥토닥 받을 수도 없었을 짝꿍에게 너무나도 고맙고 미안하다.
얘기를 들으면 들을수록
이 녀석 진짜 마음고생 몸고생 엄청 했구나 싶다.
지금도 불편한 보호자 침대에서 나 챙기랴, 회사 일 챙기랴..
엄마아빠 전화통화.
엄마는 코로나 확진, 아빠는 음성인데 몸살인지 힘듦.
어찌 이러나.
끼니때마다 식사도, 음료수도, 과자도 신나게 먹었다.
식욕도 돌아오는 것 같고,
잘 먹어야 컨디션 돌아올 것도 같고,
옆에서 고생하는 사람에게 일부러라도 멀쩡한 모습 보여주고도 싶고.
너무 잘 먹었는지,
수액 그만 맞아도 된다고 한다.
줄 떼고 나니 너무 편하다.
아프기 시작했을 때부터 뭘 잘 못 먹어 살이 빠졌었는데,
어제오늘 잘 먹어서 조금 찐 느낌?
물론 이 단기간에 그럴리야 없겠지만..
기분은 좋다.
퇴원하고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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